세부시티의 생활 정신없이 적응했던 2주
아무 준비 없이 부랴 부랴 왔던 세부. 이렇게 당곰집사처럼 급하게 오시는 분이 있을까 싶네요. 처음 아이와 세부에서의 생활은 당곰집사는 진심 아무것도 않지만 시간이 무척이나 빠르게 흐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중입니다.. 여행으로도 안 와봤던 필리핀 세부는 참 신기하게 느릿느릿 흘러가는데 또 부지런한 것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시티에는 쇼핑몰들이 많아서 생활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요. 한국에서와 같이 집 정리 하고 마트 가고 커피 마시고의 똑같은 일상인데 왠지 모르게 여유로운 건 기분 탓인가 싶기도 해요.
이렇게 오랜시간 집이 아닌 다른 나라에 나와 있는 것 자체가 처음이기도 한데 아무 정보 없이 왔다는 건 어쩌면 무모함이기도 했지만 커다란 용기 백 스푼이라 말해 봅니다.
당그니는 7시 30분 쯤 일어나 그림을 그리거나 종이접기를 하다가 아침은 간단한 엄마표 죽을 먹고 어학원에 가고 있어요. 첫 어학원 생활이라 어리둥절 하지만 처음이고 아이가 어리고 하니 막탄의 어학원들을 가보라고 많이 추천해주셨는데 당곰집사의 성향과는 좀 아닌가 싶어서 시티에 있는 어학원에 오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막탄에는 리조트들도 많고 즐길거리가 좀더 많고 여행지답다 할까요. 저학년 어린이들이 어학원을 가게에 막탄의 좋은 것은 사실 같아요. 열심히 영어로 이야기하다가 하원하면 바로 수영장으로 풍덩!! 주말마다 리조트 데이유즈로 즐기는 것 또한 바다 생물을 가볍게 호핑 할 수 있는 그리고 시터의 천국이라 아이도 부모도 만족도가 높은 세부의 지역이지 않을까 합니다.
당그니가 예비초라서 더 맘껏 뛰어 놀게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초등입학을 앞두고 있고 그간 잘 쌓아온 일련의 생활들이 고삐 풀리듯 풀려 버릴까 하는 생각이 당곰집사를 시티 쪽으로 기울게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아이는 친구들 형아들 동생들과 맘껏 만나고 같이 놀고 하는 생활이 맞는것 같은데 왠지 모를 부모라는 불안함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건가 싶어서 살짝쿵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좋은 곳에 와서 아이를 혼내지 않고 즐거운 기분으로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막탄에서의 왠지 모를 단체 생활을 하다 보면 아이를 훈육하거나 엄마로서의 감정 컨트롤이 잘 안되는 상황에 더 많이 놓이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제때제때 훈육하는 스타일의 부모인 당곰집사로서는 마냥 허용의 기준이 힘들 것 같기도 하였답니다. 이토록 좋은 귀한 시간에 혼나기만 하는 당그니가 되어서도 안되고 혼내고만 있는 당곰집사여도 아니다는 생각이 있어요. 시티에 와서 막탄에서 어학연수를 해 보신 맘님들 의견을 들어보면 정말 자유롭고 자유롭고 자유로운 영혼들이 가득한 공동육아의 현장 같아서 엄마 성향에 따라 너무도 잘 지내는 분들도 많고 불편함을 감수하고 참고 계신 분들도 많고 그 중간 어디쯤인 부모들도 있다고 합니다. 단 아이들은 정말 신나게 놀 수 있고 시티의 어학원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들이 많다는 장점을 이야기해 주셨어요. 어느 지역을 선택하는 건 아마 주 양육자의 성향과 아이의 성향을 신중히 고려해야 하는 것 같긴 합니다.
무튼 당곰집사는 세부 시티에서 생활 중이에요. 아이에게 화를 너무 낼 것 같아서 막탄 쪽으로 안 가고 시티 쪽으로 왔어요.
아이와 하루하루 행복하기로 한 세부
저도 여기 와서 듣는 정보와 작년에 세부를 오래 다녀온 지인의 의견을 참고해보면 세부에서의 어학원을 고민이라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미취학 때 자유롭게 오래 나오라고 하고 싶어요. 물론 이곳의 생활들이 한국만큼 엄청 좋은 것은 아니지만 영어 하나만은 흥미와 재미로 아이들에게 잘 흡수되지 않을까 해요. 무엇보다 필리핀 티쳐들이 정말 열정을 다해 아이를 대해 주신답니다. 어느 영어권 나라 보다 1대 1 비율도 많은 것도 최대의 장점이랍니다.
저는 처음오는 곳이기도 하고 아이의 시기와 제 성향상 시티에 있는 어학원을 선택했지만 아이가 조금 더 어리고 했다면 막탄의 어학원 중에 선택했을 것도 같아요. 좀 더 어린아이들의 어학연수를 생각하시고 있고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여유가 있으시다면 첫 어학연수는 막탄 쪽을 저도 추천하고 싶네요.
시티 쪽은 아무래도 좀 더 아카데믹한 것 같아요. 한 번 두 번 와보신 분들이라면 시티 쪽이 맞을 것 같습니다. 나와보니 생각나는 것은 진작 나올 것을 고민은 시간만 늦출 뿐이란 걸 몸소 체험 중이긴 합니다.
이번 8주 살기를 오면서 다짐하고 온 것이 몇 개 있어요. 이 귀한 시간을 " 아이와 하루하루 행복하기로 하자 "입니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을 8주의 시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임을 알기에 그동안 급하게만 바쁘게만 달려왔던 지치고 피로한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오로시 이 도시가 주는 느낌 그대로 느릿하게 급하지 않게 편안하게 보내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사실 제일 그 다짐을 지키는 것이 힘들긴 하네요. (벌써 몇 번 당그니에게 퐈이어.. ㅠ ㅠ)
그래도 많이 유들유들하게 지내고 있는 당그니와 당곰집사입니다. 그간의 육아와 엄마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시 되새겨 보며 육아서도 보고 가볍게 운동도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시티에만 있다고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한국에서의 유치원 하원시간이 너 늦었다는 사실. 아이가 돌아오면 오늘은 어디를 나가 볼까 어떤 저녁을 만들어 줄까 하는 일상의 소소함을 소중하게 보내고 있답니다. 주말에는 같은 어학원 친구들과 부모님들과 리조트나 라군도 다녀오고 주중에는 수영강습도 하고 있어요. 나름 바쁘면서 여유롭다고 해야 할까요?
세부에 오신다면 우리 아이 물개 만들어가기 실현 가능합니다. 폼이나 이런 것은 한국 가서 다시 잡아주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돼요. 수영강습도 가격이 너무 착한데 하드 하게 잘 알려 줍니다 둘째 날 벌써 자유형을 합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아이였는데 수영 배우며 자기 성취감을 높이고 있어요. 수영 이야기는 조만간 다시 포스팅할게요.
세부시티의 매력
당연 한국보다 좋아요.라고 할 수 없어요. 우리보다 인터넷도 느리고 뭐든 급하지 않고 시티지만 인도가 없는 곳이 더 많고 무엇보다 석회질 물이 제일 힘든 부분인 것 같아요. 필터를 넉넉히 가지고 오긴 했지만 씻을 때마다 뻣뻣한 이 기분은.. 그래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 2주가 좀 지나니 그러려니 합니다.
자주 끊기는 와이파이가 적응이 제일 안 되기도 했어요. 역시 대한민국 아이티 강국!! 우리나라 좋은 나라. 사실 당곰집사는 대한민국 떠나 사는 것은 절대 안 되는 인간이기도 합니다. 어디 여행 갈 때도 불안감 가득.. 두려움 가득.
영어 한마디 못하는 당곰 집사가 8주 살기를 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 큰 용기라고 봐요. 그것 참 영어 교육 뭐라고.. 교육과 학습의 목적이 없다고는 안 합니다. 후순위의 목적이고 아이가 영어를 즐겁게 행복하게 하나의 언어로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이 제일 1순위예요. 그리고 한번 나가 볼까? 그럼 계속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크기도 했답니다. 학습식 영어보다는 재미와 흥미를 아직 더 주고 싶기도 했고 영알못 어미가 좀 더 이 영어에 대해 알아가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던 2 주간 지내 보다 보니 첫날엔 괜스레 어학원 레지던스에 갇힌 기분이 들었는데 나름 적응하고 있어요. 이곳저곳 도움받아 가보기도 하고 필리핀 현지 페소로 물건도 이제 척척 사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기도 합니다. 이곳의 더위는 그래도 지금 시기가 이곳 나름 가을 겨울쯤이라 그런지 많이 덥지는 않은 것 같아요. 생각보다 습하지 않고 올해 우리나라의 여름보다는 덜 더운 것 같네요.
단점들이 참 많은 도시 인듯하지만 수수하고 친절한 필리핀 사람들을 보면 그리고 이곳의 느릿하게 한가로운 여유를 느끼다 보면 단점을 다 덮어 주고 있는 듯합니다.
특히나 어린아이들에게 엄청난 친절이 몸에 베어 있는 듯해요. 버스를 타더라도 외국인에게 잔돈을 제대로 거슬러 주지 않는지 모두가 매의 눈으로 지켜봐 주고요. 영어 못하는 외국인이 목적지에서 못 내릴까 본인이 당곰집사보다 목적지를 더 잘 살펴 주는 버스 안의 필리핀 사람들을 보면 아 그래도 아직 인심이라는 것은 텁텁하고 척박하지 않구나 하며 흐뭇하게 하는 듯해요.
한국인에 대한 인식들도 많이 안 좋아졌다고 들었었는데 아직까진 그래도 친절하신 필리핀 사람들이고 흐뭇한 정감 있는 도시인 것은 확실한 듯합니다.
벌써 2주가 지나 17일째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5주 반 남은상황. 남은 생활이 두려움으로 시작해서 편안함을 물들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당그니는 영어로 잠꼬대를 지난주에 하더라고요. 사실 영어를 잘 모르는 당곰집사는 아이의 레벨에 맞게 진행이 되고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진행이 되는 것은 맞는지.. 궁금은한데 이것도 뭘 알아야 질문을 하지 싶어서 좌절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내 아이가 이곳에서 말하기를 많이 늘었으면 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영어를 익혔으면 한다고는 전달했어요.
아이도 어학원 생활이 호기심 가득인지 첫날부터 다음에도 또 오는 거지? 하며 묻더라고요. 일단은 당그니도 당곰집사도 잘 적응하며 지내는 건 맞습니다.
남은 시간들 아무것도 안 하는 날로 채우지 않고 좀 더 이 도시의 매력에 빠져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 볼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