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이곳의 느낌이 낯설지만 흥미롭긴 하다.
아이는 오늘도 열심히 적응을 하며 잘 해내려 노력 중이다.
그런 네게 나는 너무 인색한 엄마인 것 같다.
너의 존재는..
언제나 내게 감사함이다.
네가 내게 온 그 순간부터.
어느 순간에도.
육아라는 이름으로 네게 화풀이를 하고 있지는 않는지
내 마음의 요동을 너에게 쏟아내고 있지는 않는지
늘 육아는 정답도 가이드라인도 없다.
그런 처음이자 마지막이기도 한 매 순간순간들이
나란 인간이 받아들일 그릇이 못 되는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자괴감에 빠지는 나날들이 많았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알지 못하는 이 하나의 존엄한 인간을 키우는 과정은
어쩌면 뼈를 깎는 고통이자 무지에서 오는 두려움이며 해보지 못한 알 수 없는 미래임이 불안으로 엄습해 온다.
무엇보다 늘 네게 머무르는 나의 시선이 햇살처럼 따사롭지 않고 칼날처럼 차가워진다는 것이
순수하고 수수한 너의 그 모습에 갈길을 잃어버리는
죄책감의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나의 민낯을 마주하는 시간이랄까....
어쩌면 나는.
이런 고통과 혼란과 불안 속에 너를 거부하고 있는 걸까.
나의 모습을 너를 통해 기억해 내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이런 나의 혼란스러운 마음에 비해
너는 늘 평온하다.
어떤 무언가를 경험할 때도 거부하지 않고 잘 해내려 한다.
그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직 생각이 다 자라지 않은 서툼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
나는 늘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건 오만함 가득한 지독한 아집과 무지함이라는 것을
늘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 너라는 아이라는 것을
오늘도 나는 너를 몰아친다
그런 내게 오늘도 넌 손을 내민다.
이 밤.. 유독 너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나는. 참 못난 엄마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