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이 너무 예쁘게 자리 잡았던 10월의 마지막 날에 드디어 여기다 하는 곳을 만나게 되었어요.
그간 당곰이네 집도 한 달 반여의 시간 동안 10팀 정도가 집을 보러 왔던 것 같아요. 아이 있는 집 깔끔하게 유지하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미래 체력 당겨 쓰며. 열심히 청소하고 가꾸고 맘껏 집구경 하시라고 집 보러 오신다며 부러 밖에 나가 있었어요. 참 다양한 분들이 오셨었는데 도통 나갈까 말까 감이 안 오더라고요. 부동산 소장님이 더 낮은 금액집을 보러 오시는 손님이 계신데 어떻게 한번 보여 드리고 말 잘해보시겠다고 하더니 진짜 보고 바로 나갔어요.!!
10월 중순쯤 전세입자와 계약서를 쓰고 30개월 아이와 셀프 이사 하면서 아이가 무소음 붕붕카를 신나게 달려도 넓어진 평수덕에 씨잉하고 타며 신나 했던 우리의 두 번째 집을. 이렇게 전세입자를 구하고 나니 기분이 묘해지더라고요.
아이도 그때의 기억을 다 하고 있던 터라 "너무 더운 날 청소도 하고 오고 집도 이쁘게 되는 거 우리 봤었잖아 엄마." 하며 추억하던 집을 막상 진짜 떠나는구나 하니 싱숭생숭했어요. 이곳에서 아이 초등이며 중등 다 보낼 줄 알았는데 딱 4년 몇 개월 살게 되네요. 아마 다시 이 집으로는 안 돌아올 것 같아요. 갱신까지 해드리면 앞으로 3~4년 안에 매도하지 않을까 합니다.
추억 떠올릴 틈은 잠시 진짜 본격적으로 갈집을 구하러 다녔어요. 아파트에서 전원주택으로의 이사는 집을 구하는 것부터가 쉬운 것이 아니었답니다.
맘에 들었던 집으로 가계약이라도 미리 하려고 하는 찰나에 전세 안하고 매매로만 하겠다는 집주인을 좀 설득해달라고 부동산 소장님께 부탁드렸어요. 여러 차례 설득을 하셨지만 결국 포기하게 되었어요. "절대 매매. 공실로라도 둔다... "
히잉 너무해..~! 기운 쫘악 빠져서 어쩌지 하면서 다시 새로운 부동산 소장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당그니가 내년이면 초등학교라 전원 생활하면서 소규모 시골 학교를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었기에 미리 생각했던 동네와 학교를 두고 전세 매물을 찾아나가기 시작했어요.
그 동네 곳곳을 찾아본 거 같아요. 일 년 전 매물부터 시작해서 블로그도 수 없이 많이 보고 부동산 소장님 잘 만난 덕분에 집도 많이 보러 다니고.
별의별 전원주택을 다 봤어요. 23년된 주택부터 등기도 안친채 1년 지난 건물 까지도... 별의 별 사연들이 있는 집들도 다양했어요. 집이 맘에 들면 채무관계가 꼬여 있고 집이 좀 싸다 싶으면 앞과 양 옆이 다른 주택들 벽이고 (이걸 전원주택이라 할 수 있을지 현타가 오더라고요.) 내부 수리 중이라며 도배하면 괜찮아요 하는 다른 부동산 소장님과 본집은 곰팡이가 전체에 펴있었어요.. 일명 제가 곰팡이 집이라고 불렀는데.. 도배를 다시 해주고 인테리어를 다시 하고는 있다지만 곰팡이가 답이 없겠더라고요. 하물며 북향집이었어요. 그러다가 너무너무 맘에 드는 집을 발견했는데 1년 전 매물이었어요. 설마 나갔겠지 하며 알아봐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세상에 전세로 남아 있던 것이었어요. 1년 째 공실 이라는 것이 무슨 문제 일까 아리 송 했지만 구조며 딱 초보 주택러에게 적당한 크기의 아담한 앞뒤 마당이 좋아 보였어요. 주방구조도 너무나 로망이었던 집이어서 빨리 보고 싶다고 하고 약속을 잡았었는데....
집을 보러 가기로 한날 아침! 급하게 연락이 온 것이에요. 주인분이 매매만 생각 한신다고 마음을 바꾸셨다고 해요. 1년째 준공검사와 등기도 안 한 건물이라 매수자를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아쉬워서 겉에서만 가서 보고 왔는데 집이 정말 딱 이었는데 절대 또 안 하신다고 하니 다른 방법이 없었답니다.
이렇게 당곰집사는 두 번의 거절을 당하게 되어요. 우리 집은 나갔고 가고 싶은 동네의 전원주택 전세는 없고 마음에 든다 싶어 계약이라도 하려 치면 매매로 거둬들이기를 5번!!!!!전언주택으로의 이사 이제 못가는건가...
시간 아직 충분하다며 부동산 소장님은 위로를 해주셨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답니다. 집을 보다 보니 퀄리티 대비 터무니없는 가격도 많았고 아 진짜 비싸지만 좋은 집이네 하는 집도 있었으며 저렴하여 보러 가보면 왜 그런지 감이 오는 집도 있었어요. 학교와 동네를 정하고 매물을 찾다 보니 너무 한정적이어서 볼 집이 진짜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새벽까지도 잠이 오질 않아 열심히 부동산 사이트를 보는 중에 전세 매물이 잘 안 나오는 동네에 매물이 하나 뜬것이었어요.
아침이 되자마자 부동산 소장님께 '집을 하나 발견 했는데 원하던 동네가 아니긴 해요. 제가 마음을 하나 접어야겠어요. 가려던 소규모 초등학교 학구가 아니지만 한번 집을 보고 싶어요" 학교 그 동네 그 학교만 고집하던 마음을 내려놓고 마지막이다 싶은 마음으로 집 볼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죠.
구름이 너무 예쁘던 10월의 마지막날 뭉게 무제한 가을 구름들과 파랗고 높은 하늘이 딱 집 보기 좋은 날이었어요. 동네를 다양하게 보겠다고 하니 부동산 소장님이 가지고 계시던 매물과 제가 의뢰한 매물 이렇게 2개를 보기로 했어요.
기분 탓일까 날씨 탓일까 어떤 집을 봐도 예쁠 것 같던 공기와 바람과 시간들.
여태 별의별 집 많이 보면서 많이 절망했던 당곰집사는 마음을 내려놓게 되었어요. 그래 오늘도 맘에 들면 또 매물 거두실 거야 하면서요. 생각했던 동네가 아니니 맘에도 안 차겠지 하면서 말이에요.
10월의 마지막날 본 두 집은 날씨만큼이나 예쁘고 이게 전원이야 하며 너 이런 집 처음이지?! 하는 느낌이었어요. 두 집다 매력이 너무 다른 집이었는데 가격도 생각했던 가격 안에 딱 들어와, 등기부 등본도 말끔하고 구조도 좋은 집들이었어요. 두집다 너무 깨끗하고 튼튼하고 잘 가꿔진 집이고 건축한 지도 몇 년 되지 않았던 집이었고 부동산 소장님이랑 집 보면서 오늘 집들이 눈을 정화하네요라고 서로 이야기했어요. 오늘 집들은 힐링이네요 힐링하면서 말이죠.
아무 기대 없이 본 집 중 아이의 로망과 나의 로망 당곰이네 보호자의 니즈에 맞는 집이 무엇일지는 보는 순간 감이 오더라고요. 11월 2일 출국해야 하는 당곰집사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집을 딱 해결하고 가야 할 것 같았거든요.
당곰이 와 보호자 보여줄 영상도 찍고 꼼꼼히 집을 둘러보고 마당도 나가 보았어요. 마당에서 올려다본 하늘이 이렇게나 예뻐도 되는 건가 하며 멍하니 한참 남의 집 마당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이 집이네 이 집에 이사 오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결국 찾아내고야 마는 당김집사!!
원했던 동네와 아이가 다녔으면 했던 시골이 소규모 초등학교는 아니지만 그럭저럭 너무 과밀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소규모도 아닌 학교도 근거리 있고 집도 지은 지 1년 된 신축이었고 이사날짜도 맞춰줄 수 있는 집이었어요.
돌아오는 길에 당곰이네 보호자에게 영상 전송해 주고 이 집인 것 같다. 아이 학교가 생각했던 그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셋이서 잘 지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아이에게도 유치원 차원에서 오늘 보고 온 집이야 하고 두 집다 보여줬더니 당연 당곰이 도 그 집을 선택하더라고요.
역시 너도 그럴 줄 알았어!!
계약하고 싶다고 주인분에게 의사 전달하고 하루를 기다렸어요. 역시나 연락이 바로 오지 않아 무지 초조 했죠. 마음 바꾸신 건가 하고요. 다행히 계약하기로 하고 일요일인 오늘 당곰이네 보호자가 무사히 계약을 했답니다.
드디어 집으로 찾았어요. 딱 맞는 집 찾아올 거라더니 그 말이 틀리진 않나 봅니다. 두달 반 뒤 그렇게 로망하던 주택러가 됩니다.
당그니, 당곰이네 보호자, 당곰집사 이렇게 셋이 가게될 우리의 전원주택 곰곰이는 그집에서 맞이 하게 될것 같아요.
마음이 평인해 지는 삶을 위한 발버둥 중 하나 이사였는데 드디어 그집 을 만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