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잠들기 전에 늘 하는 일은 오늘의 고마운 일 말해보기예요.
저렇게 해맑게 웃던 꼬마가 어느덧 7세.. 요즘 나이로 만 6세인가요. 무튼 예비초라고 하는 것이 맞겠어요.
매일매일 감사함을 가지고자 시작한 잠들기 전의 루틴.
루틴을 잊고
빨리 자!
제발 자!
눈감아!
눈뜨지 말고 하늘 보고 자!
이제 조용!
이렇게 말하는 대한민국 평범한 육아맘이에요.
어제는 빨리 재우고 싶어서..(7살이지만 아직 같이 자요. 엄마 품이 아직은 너무 좋은 건가 봐요. 나는.. 좀 많이 불편한데.. 아이랑 자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밤새 뒤척이는 아이 아기 때 그대로 어찌 될까 신경 쓰며 선잠 청하던 게 습관이 되어서.. 아직도 편히 잠을 못 자고 있어요.)
그저 오늘의 루틴을 읊어 보았죠
오늘은 밥도 맛있게 먹어주고 유치원도 잘 다녀오고 오늘 할 일 열심히 해주어 고마워 잘 자 내일 만나 사랑해~!
형식적인 말을 하고는 눈을 감고 있었어요.
엄마 나는.. 음..
"오늘도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요"
"오늘 할 일 열심히 해서 고맙다고 해줘서 고마워요"
"엄마랑 같이 미술 다녀와서 고마워요"
"오늘의 고마운 일 물어봐줘서 고마워요"
갑자기 코끝 찡하게 멘트를 날리는 곰곰 이의 말에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짜증도 많이 늘고 미운 7살 시전 중이어서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는데.
이렇게 훅 들어오면..
어른 사람인 당곰집사는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되네요.
저 꼬맹이가 언제 크지. 싶었는데 만 6년의 시간은 정말 순식간이었던 것 같아요.
육아가 만만치 않고 끊임없이 나의 본성과 마주하는 시간의 연속이어서 내가 이런 사람이었을까 하며 자괴감을 들게도 해요. 그런 마음들이 스스로의 상처 투성이로 남게 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아이가 주는 기쁨은 또 다름이라 생각이 들어요.
오늘도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요
라고 말하는 곰곰 이를 꼭 안아주고는 토닥토닥하며 재웠어요.
내가 무엇이라고 나한테 이런 달콤하고 찡한 말을 해주는 걸까 하고
먹먹함이 느껴졌던 어제의 밤이었습니다.
너로 인해 힘들다는 생각이 어느덧 나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사실 너라는 존재로 인해 무료했던 나의 인생에 활력 1000스푼 그 이상이 추가된 건데
나의 하루를 멋지게 만들어 주는 건 너라는 아이 인걸 새삼 다시 새겨 봅니다.
배속에 꾸물 거릴 때 마음을 많이 잊고 살았었나 봐요.
이렇게 커서 쫑알거리는 아이가 되었는데
이런 멋진 말도 해주는 곰곰이인데.
엄마의 하루는 이렇게 반성으로 시작합니다.
내게 멋진 날을 만들어 줘서 고마워. 곰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