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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괜찮아

by 당곰집사 2024.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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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어제 아이를 엄청 혼내고. 오늘까지도 계속 그 마음이 이어졌다. 
해서는 안될 일. 하고 싶어도 참아봐야 할 일. 그리고 위험한 일.
내 가이드라인이 팍팍한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인지라 계속 알려주고 설명해 주어야 한다.
나는 담백하게 그게 잘 안된다.
당곰집사는 그런 담백 깔끔한 훈육보다 감정이 앞서... 
늘 그렇게 언제나.. 후회를 남기는 것 같다. 
이런 나의 마음을 언제나 먼저 손 내밀고 헤아리는 것은 나 스스로도 아닌 아이였다. 
저 작고 작은 몸에서 늘 나를 배려하는 그 마음.
수업하고 와서 내게 그림도 색종이 꽃도 어제의 일을 일기로 쓴 미니북도 만들어 준다.
서툰 영어문장으로 미안함을 표현한다. 
나는 내가 용납이 잘 안 되고 용서가 안되는데
늘 너는 나를 용서하고 있구나..
쉬이 기분회복이 안 되는 나란 어른을 네가 보듬고 있구나...
 

육아, 라이프, 일기, 어학연수,아이와두달살기,해외,영어,풍경

 

 

어딘가를 지나치다 본 시한 편에 가슴 뭉클.
그때의 나를
지금의 나를 떠올렸던 한강 작가의 시가 떠오른다.
 
지금.. 나는 괜찮지는 않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어 본다. 
 
그땐 그 말을 제일 먼저 했었다. 괜찮아. 괜찮아.
오히려 지금 왜 그래 왜 그래 를 더 많이 하게 된다.
 
그래.. 당근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라고. 해줄게.
네가 내게 그러듯


 
 

괜찮아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녁부터 밤까지 꼬박 세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팔로 껴안고

 

집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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